알레르기 비염은 초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뚜렷하고 증상호전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반대로 치료가 느려질수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중이염, 부비동염 등이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이에 더해 소아는 성장과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비인후과 하륜 원장(에이원이비인후과)은 “소아 비염 환자는 입이 돌출되고 부정 교합이 생기는 등 얼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합병증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초기에 증상을 발견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륜 원장의 도움으로 소아 비염의 원인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q. 다크서클이 비염의 신호일 수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크서클과 비염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이외에도 비염을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비염에 의해 다크서클이 생기는 것을 '알러지 샤이너(allergic shiner)'라고 합니다. 코 안이 꽉 막히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눈 밑 작은 혈관들이 도드라져 보이게 되는 것이죠. 다크서클과 함께 반복적으로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킁킁거림을 호소한다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고요. 이 외에도 편도가 크지 않은데 코를 골고, 자주 뒤척이며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면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q. 감기와 증상이 유사한 것 같은데요. 비염과 감기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코감기는 다른 말로 감염성 비염이라고도 합니다. 이름이 유사하듯, 초기에는 알레르기 비염과 구분하기 힘들 수 있는데요.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살펴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비염은 특정 시간대나 환절기, 특정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1년 내내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감기는 대개 1~2주 이내에 좋아집니다. 또한 비염은 코 증상을 주로 유발하지만, 감기는 목이 아프거나 기침, 가래, 열, 오한, 근육통 등 우리 몸 전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q. 비염은 소아 환자에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요.코가 막히면 아무래도 호흡을 하는 데 불필요하게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성장 호르몬이 나와 키도 잘 크고, 다음날 활동도 잘할 수 있는데요. 코가 막히면 코골이가 생기고,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됩니다. 깨어 있을 때도 코가 꽉 막혀 있다면 아무래도 단순한 사고 외에 고차원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도 힘들죠. 이는 결국 학업 성취도가 낮아지는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기다 비염 환자는 코가 막혀 있어서 입을 계속 벌리고 숨을 쉬는데요.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아데노이드형 얼굴이라고 입이 돌출되고 부정 교합이 생기는 등 정상적인 얼굴 성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q. 그렇다면, 소아 비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알레르기는 '과민 반응'이라고도 불립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 물질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비염이 있는 사람의 코에 들어가면서 몸이 과하게 반응을 하는 거죠. 이로 인해 면역 글로불린 ige가 몸에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코막힘,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 등의 비염 증상입니다.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봄철에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유행하고, 가을철에는 잡초 알레르기가 유행합니다. 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알레르기는 침구류에 많은 집먼지 진드기인데요. 이 진드기는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 여름 장마철에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q. 비염의 치료법이 궁금합니다.우선 검사를 통해 어떤 물질에 대해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확인 후 최대한 알레르기 원인 물질과 접촉을 피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불을 매주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세척하고, 베갯잇이나 아이의 애착 인형을 냉동실에 3~4시간 이상 넣어 집먼지 진드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또 헤파(hepa) 필터가 달린 청소기를 이용하는 것도 진드기 차단에 도움 됩니다.환절기에 비염 증상이 심하다면, 미리 비염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환절기 1~2주 전부터 비염약을 복용하면 비염 증상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어느 정도 성장을 마쳤다면 코막힘이 주 증상인 경우에서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q. 비염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요약물치료는 약을 먹을 때만 증상을 완화시킬 뿐입니다. 수술은 코막힘 개선이 주목적이고 콧물, 재채기도 일정 부분 좋아지긴 합니다. 다만, 알레르기 비염은 코만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 전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기 때문에 약물, 수술적 치료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수술을 잘 받는다면 재발 가능성을 낮추고 혹여나 비염이 재발하더라도 전보다 훨씬 편안해질 수는 있습니다.'비염 완치'에 가까워질 수 있는 치료 방법은 '면역 치료'입니다. 집먼지 진드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침구류 등을 통해 집먼지 진드기에 접촉하면 아이 몸에는 ige라는 비염을 일으키는 물질이 몸에 쌓이는데요. 고농도의 집먼지 진드기를 접촉시키면 오히려 iga와 igg4라는 비염을 억제하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즉 면역 치료는 우리 몸이 스스로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 비염 완치에 가까워지는 치료법이죠. 다만 3년가량 꾸준히 치료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호자에게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정말 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기획 = 권선우 건강전문 아나운서도움말 = 하륜 원장 (에이원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